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81272
▲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김규민 의장의 모습 사진=한림미디어랩 안디모데 기자 ⓒ 안디모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는 2020년 3월에 출범해 대학언론의 위기극복을 위해 활동하며 궁극적으로 대학민주주의의 지속적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의장직을 맡고 묵묵히 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규민(25)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의장을 만나봤다.
김규민씨는 대구대학교 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함과 동시에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아래 대언넷)의 활동가, 독립 대학언론 <대학알리>의 필진이었다. 그는 바쁜 생활을 이어가다 군의 부름에 자리를 비웠고, 그사이 대언넷의 사정은 악화해 갔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었다. 전·현직 대학언론인으로 이뤄져 있어 졸업과 취직을 거치면 자연스레 공백이 생기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김씨가 군에서 제대하자 대언넷을 재조직하고 있던 차종관 기자가 "이어갈 사람이 없다"며 임시 의장직을 맡아 달라는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차 대표의 제안을 승낙하고 들어간 대언넷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조직 정관상에는 의장과 집행위원장, 편집위원장, 감사를 각 1명씩 두고 지역위원장을 N명으로 둔다고 돼 있으나 실상은 4명이 전부였다.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
인원 공백은 대언넷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 의장은 대언넷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며 정책연구와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지만,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당장 시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밝혔다. 3년 전, 대언넷이 출범했을 시기에는 입법, 정책 제안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현재에는 이에 관해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큰 짐으로 다가왔다.
예산도 대언넷이 개점휴업 상태로 돌입하는 데 한몫을 했다. 대언넷의 예산은 후원과 청년창업사업 예산 등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청년창업 지원금을 받더라도 사용처에 제한이 있다는 점 이 발목을 잡았다. 대언넷은 그 특성상 시설이나 기구보다는 '인력'이 핵심이기에 교통비, 식비, 월급 등이 대부분의 지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분의 지출을 제한받고 있기에 실질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적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올해 홈페이지 비용도 겨우 냈고, 명함비도 다 사비로 제작한 상황이다. 사무국원들에게도 월급 주기 어렵다"며 예산을 받아도 다 쓰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 의장은 "그래도 최소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적어도 문을 닫지는 않지 않았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언넷이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사업은 대학언론인 아카데미와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컨퍼런스, 대학언론인 편집권 침해 상담센터 운영 등이다. 대언넷 컨퍼런스는 전국의 대학 언론인이 모여 각종 현안과 고민들을 나누는 자리다. 대학언론인을 결집하려는 대언넷이 어려운 상황 속에도 문을 닫을 수 없는 이유다.
대학언론의 위기
김 의장은 대구대학교 신문의 국장으로 일을 한 경험이 대언넷을 이끌어 가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언넷 상담센터를 들었다. 대학언론의 편집권 침해를 상담해 주며 대구대 신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대구대 신문에서 일을 하며 편집권 침해를 당한 경험으로 대학언론인을 공감하고 조언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냥 대학언론인의 편만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대학과 언론 모두의 입장에서 편집권 침해 사례를 검토하기에 편집권 침해 신고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객관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기성언론과 대학언론의 차이로 '수직관계'를 꼽는다. 대학언론은 전적으로 학교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기에 수직관계가 불가피하다. 더불어 다른 교내 자치 기구와 다르게 직선제로 선출된 조직이 아니기에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어 대학의 개입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김씨는 "재원을 지원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자부터 위축돼 있고 사리는 면이 크다"며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불균형과도 연관해 대학언론의 위기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대의 경우 어떻게든 정부의 사업을 따내며 신입생을 유치해야 하지만 대학언론의 활동 자체가 '내부총질'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며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를 바꿔야 편집권 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로 교육부의 대학 평가기준을 지적했다. 모든 운영 방식을 막아놓으면서 대학평가는 까다롭게 해 지방 대학과 수도권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도록 방치했다는 이유였다.
김 의장은 대학언론의 관심이 떨어지는 일차적인 이유로 대학언론사를 자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이 먼저 똑바르고 날카로운 기사를 썼어야 했다"며 대학 홍보에 집중하는 대학언론을 비판했다. 이어 "요즘 긴 글을 안 읽는 추세다 보니 열심히 취재해 기사를 내놓아도 익명 사이트의 직설적인 짧은 글이 더 주목받고 있다. 대학언론의 질적 하락과 맞물려 관심이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동반자
김 의장은 앞으로 대언넷이 대학언론과 함께 지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대언넷을 몰라 빛을 보지 못한 학생언론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국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대학으로 개혁하기 위해 고생하는 기자들을 응원하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학언론의 존재 이유로 '대학민주주의의 근간'이라 말한다. 학생 입장에서 이들을 공정하게 대변해 줄 수 있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며 "학생 입장에서 쓴소리를 할 수 없다면 정상적인 대학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언론이 없는 대학은 자정효과를 받을 창구가 없다며 존재 이유를 말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81272
▲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김규민 의장의 모습 사진=한림미디어랩 안디모데 기자 ⓒ 안디모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는 2020년 3월에 출범해 대학언론의 위기극복을 위해 활동하며 궁극적으로 대학민주주의의 지속적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의장직을 맡고 묵묵히 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규민(25)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의장을 만나봤다.
김규민씨는 대구대학교 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함과 동시에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아래 대언넷)의 활동가, 독립 대학언론 <대학알리>의 필진이었다. 그는 바쁜 생활을 이어가다 군의 부름에 자리를 비웠고, 그사이 대언넷의 사정은 악화해 갔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었다. 전·현직 대학언론인으로 이뤄져 있어 졸업과 취직을 거치면 자연스레 공백이 생기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김씨가 군에서 제대하자 대언넷을 재조직하고 있던 차종관 기자가 "이어갈 사람이 없다"며 임시 의장직을 맡아 달라는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차 대표의 제안을 승낙하고 들어간 대언넷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조직 정관상에는 의장과 집행위원장, 편집위원장, 감사를 각 1명씩 두고 지역위원장을 N명으로 둔다고 돼 있으나 실상은 4명이 전부였다.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
인원 공백은 대언넷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 의장은 대언넷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며 정책연구와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지만,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당장 시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밝혔다. 3년 전, 대언넷이 출범했을 시기에는 입법, 정책 제안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현재에는 이에 관해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큰 짐으로 다가왔다.
예산도 대언넷이 개점휴업 상태로 돌입하는 데 한몫을 했다. 대언넷의 예산은 후원과 청년창업사업 예산 등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청년창업 지원금을 받더라도 사용처에 제한이 있다는 점 이 발목을 잡았다. 대언넷은 그 특성상 시설이나 기구보다는 '인력'이 핵심이기에 교통비, 식비, 월급 등이 대부분의 지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분의 지출을 제한받고 있기에 실질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적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올해 홈페이지 비용도 겨우 냈고, 명함비도 다 사비로 제작한 상황이다. 사무국원들에게도 월급 주기 어렵다"며 예산을 받아도 다 쓰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 의장은 "그래도 최소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적어도 문을 닫지는 않지 않았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언넷이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사업은 대학언론인 아카데미와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컨퍼런스, 대학언론인 편집권 침해 상담센터 운영 등이다. 대언넷 컨퍼런스는 전국의 대학 언론인이 모여 각종 현안과 고민들을 나누는 자리다. 대학언론인을 결집하려는 대언넷이 어려운 상황 속에도 문을 닫을 수 없는 이유다.
대학언론의 위기
김 의장은 대구대학교 신문의 국장으로 일을 한 경험이 대언넷을 이끌어 가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언넷 상담센터를 들었다. 대학언론의 편집권 침해를 상담해 주며 대구대 신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대구대 신문에서 일을 하며 편집권 침해를 당한 경험으로 대학언론인을 공감하고 조언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냥 대학언론인의 편만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대학과 언론 모두의 입장에서 편집권 침해 사례를 검토하기에 편집권 침해 신고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객관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기성언론과 대학언론의 차이로 '수직관계'를 꼽는다. 대학언론은 전적으로 학교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기에 수직관계가 불가피하다. 더불어 다른 교내 자치 기구와 다르게 직선제로 선출된 조직이 아니기에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어 대학의 개입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김씨는 "재원을 지원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자부터 위축돼 있고 사리는 면이 크다"며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불균형과도 연관해 대학언론의 위기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대의 경우 어떻게든 정부의 사업을 따내며 신입생을 유치해야 하지만 대학언론의 활동 자체가 '내부총질'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며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를 바꿔야 편집권 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로 교육부의 대학 평가기준을 지적했다. 모든 운영 방식을 막아놓으면서 대학평가는 까다롭게 해 지방 대학과 수도권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도록 방치했다는 이유였다.
김 의장은 대학언론의 관심이 떨어지는 일차적인 이유로 대학언론사를 자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이 먼저 똑바르고 날카로운 기사를 썼어야 했다"며 대학 홍보에 집중하는 대학언론을 비판했다. 이어 "요즘 긴 글을 안 읽는 추세다 보니 열심히 취재해 기사를 내놓아도 익명 사이트의 직설적인 짧은 글이 더 주목받고 있다. 대학언론의 질적 하락과 맞물려 관심이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동반자
김 의장은 앞으로 대언넷이 대학언론과 함께 지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대언넷을 몰라 빛을 보지 못한 학생언론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국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대학으로 개혁하기 위해 고생하는 기자들을 응원하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학언론의 존재 이유로 '대학민주주의의 근간'이라 말한다. 학생 입장에서 이들을 공정하게 대변해 줄 수 있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며 "학생 입장에서 쓴소리를 할 수 없다면 정상적인 대학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언론이 없는 대학은 자정효과를 받을 창구가 없다며 존재 이유를 말했다.